척추관 협착증 비수술 치료 경험 │ 다시 걷기까지의 회복 여정(콕마취통증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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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나이가 들면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60대 중후반, 세월의 무게는 어느 순간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자전거로 장거리 출퇴근을 거뜬히 해내고, 하루 만 보를 걷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허리가 굳어가며 자유로운 움직임이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이라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그 정도 통증은 누구나 겪는 일이라고 여겼지요. 그러나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하루도 빠짐없이 나를 짓눌렀습니다. 특히 좌골신경을 타고 내려오는 통증은 말 그대로 찢어질 듯했고,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편할 틈이 없었습니다.


충격적인 진단 결과

통증이 일상이 되자 결국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습니다.

  • 척추관 협착증

  • 척추분리증

  • 허리디스크

  • 말초신경염

  • 척추 측만(휘임)

한두 가지도 버거운데, 다섯 가지 진단명이 한꺼번에 쏟아졌습니다. 머릿속은 하얘졌습니다. “이제 다시는 예전처럼 걷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절망감이 밀려왔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속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허리 통증뿐 아니라 다리 저림, 보행 장애까지 겪게 됩니다. 특히 고령층에게 흔한데, 수술이 부담스럽거나 회복이 더딘 경우가 많아 비수술 요법을 찾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선택한 치료, PEN 시술

여러 병원과 치료법을 알아본 끝에 선택한 곳은 콕마취통증의학과였습니다. 제게 제안된 방법은 PEN(경막외 내시경) 시술이었습니다.

PEN 시술은 허리 뒤쪽으로 가는 작은 관을 통해 내시경을 삽입하고, 신경이 눌린 원인을 직접 확인하면서 약물을 주입해 유착을 풀어주는 방법입니다. 절개가 거의 필요 없고, 전신마취가 아닌 국소마취로 진행되기에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위험이 낮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두려움은 있었습니다. 척추는 몸의 중심이기에 작은 시술도 겁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었기에 용기를 냈습니다. 다행히 실손보험(메리츠화재) 덕분에 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시술 후, 다시 걸음을 시작하다

시술이 끝났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좌골신경통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재활은 길고 험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습니다. 걷기 운동이었습니다.

  • 평일: 하루 7km

  • 주말: 아침과 저녁, 각각 7km

처음에는 수십 미터도 걷기 어려웠습니다. 다리는 불에 데인 듯 화끈거렸고,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고통이 몰려왔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걸었습니다. 한 발, 또 한 발. 통증 속에서도 작은 진전을 이루어내는 과정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걷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회복의 상징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걸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몸으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식단 관리와 체중 조절

재활 과정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무기는 식단 관리였습니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기 위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은 필수적이었습니다.

  • 단백질: 근육 손실을 막기 위해 두부, 생선, 닭가슴살 등

  • 채소와 과일: 염증 완화와 면역력 유지를 위해 풍부하게 섭취

  • 절제된 생활 습관: 과식, 야식, 과음을 줄이고 규칙적인 수면 유지

체중이 줄어들면서 허리와 다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었고, 통증도 점차 완화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식습관이 바뀌면서 전반적인 체력이 향상되어 걷기 운동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3개월 후, 되찾은 일상

3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거의 정상 수준의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여전히 무리하면 통증이 올라오지만, 예전처럼 걷지 못할 거라는 절망은 사라졌습니다. 하루하루 몸이 회복되는 것을 체감하며, 다시 삶의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 기록을 남기는 이유

이 글은 단순한 의학 정보가 아닙니다.

  • 통증 속에서 흔들린 마음

  • 다시 걷기 시작하며 느낀 회복의 과정

  • 작은 희망을 붙잡는 여정

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같은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 부모님의 건강 때문에 불안한 가족들에게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무리: 경험은 경험일 뿐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입니다. 치료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 상담을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제가 다시 걸음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꾸준한 관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