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편 │ 짜게 먹으면 왜 안 될까 │ 나트륨과 혈압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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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짜게 먹으면 혈압에 안 좋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을 겁니다. 하지만 왜 짠 음식이 혈압을 올리는지, 구체적인 원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소금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미네랄이지만, 과하면 독이 됩니다.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김치, 찌개, 젓갈, 장류 같은 짠 음식을 즐겨왔고, 최근에는 가공식품과 외식, 배달 음식으로 나트륨 섭취가 더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나트륨과 혈압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풀어보고, 짜게 먹는 습관을 줄이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나트륨은 왜 필요한가?

나트륨은 우리 몸의 체액 균형을 맞추고, 신경과 근육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혈압과도 밀접한데, 적정량의 나트륨은 혈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정량’을 훨씬 초과해 섭취한다는 점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을 2,000mg(소금 약 5g) 이하로 권고합니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이보다 2배 이상 높습니다.


나트륨이 혈압을 올리는 원리

소금을 많이 먹으면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높아집니다. 몸은 이를 희석하기 위해 혈액에 수분을 끌어들이고, 그 결과 혈액량이 늘어나면서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집니다. 이것이 바로 혈압 상승의 메커니즘입니다.
또한 나트륨은 혈관 벽의 긴장을 높이고, 신장 기능을 방해해 체액 조절을 어렵게 만듭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혈압은 만성적으로 높아지고, 결국 고혈압으로 이어집니다.


짠 음식과 숨어 있는 나트륨

짠맛을 직접 느끼지 않아도 음식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나트륨이 들어 있습니다. 라면, 햄, 소시지, 치즈, 빵, 심지어 시리얼 같은 가공식품에도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식 메뉴 또한 대부분 나트륨 함량이 높습니다. “나는 짠 음식을 일부러 먹지 않는다”라고 생각해도, 실제 섭취량은 권장치를 훨씬 웃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인의 식탁과 나트륨

한국은 전통적으로 발효 음식 문화가 발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소금이 있습니다. 김치, 된장, 간장, 고추장 같은 기본 반찬부터 나트륨이 적지 않습니다. 거기에 국·찌개를 매일 먹는 식습관까지 더해지면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순식간에 높아집니다. 한국인이 세계적으로 나트륨 섭취량이 높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방법

  1. 국물은 남기기: 라면이나 찌개의 국물은 나트륨의 주범입니다. 건더기 위주로 먹고, 국물은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세요.

  2. 가공식품 줄이기: 햄, 소시지, 라면, 패스트푸드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나트륨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3. 가정 조리 시 간 줄이기: 요리할 때 소금을 조금 덜 넣고, 허브나 향신료로 맛을 보완하는 습관이 좋습니다.

  4. 식품 영양성분표 확인: 나트륨 함량을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과잉 섭취를 피할 수 있습니다.

  5. 싱겁게 먹는 훈련: 혀는 서서히 적응합니다. 처음에는 밍밍하게 느껴져도 2~3주만 지나면 싱거운 음식에도 입맛이 맞춰집니다.


나트륨 민감성과 개인차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나트륨에 민감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소금을 조금만 많이 먹어도 혈압이 쉽게 오르고, 어떤 사람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기도 합니다. 이를 ‘소금 민감성’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본인이 소금 민감형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정기적인 혈압 측정뿐입니다. 따라서 누구나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 ─ 작은 습관이 큰 차이를 만든다

짜게 먹는 습관은 단순히 기호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의 혈관 건강을 좌우하는 선택입니다. 소금을 줄이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혈압을 낮추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 저녁 국물은 반만 먹자” 같은 사소한 습관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 편 예고

다음 6편에서는 **“고혈압과 심장의 관계 │ 방치하면 생기는 무서운 결과”**라는 주제를 다룹니다. 고혈압이 어떻게 심장을 위협하는지, 그리고 심혈관 질환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깊이 살펴보겠습니다.